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 치매, "시간 더 지나면 나도 못 알아보겠네." 영화 <남자가 사랑할 때>

<너는 내 운명, 2005>에 이어, 내가 아는 황정민의 무대포 직진 사랑이야기. 이 영화를 처음 볼 땐 '사랑'이란 감정에 눈물이 났었는데, 지금은 내게 '치매'란 단어가 무겁게 다가오는 영화, 황정민과 한혜진의 <남자가 사랑할 때, 2014>.

2014년 영화, 남자가 사랑할 때

- 황정민과 한혜진 주요 장면 모음.
남자가 사랑할 때 황정민, 한혜진 장면 모음


❛만나서 걷고, 그냥 얘기하는 정도❜
이야기하는 황정민과 한혜진

황정민이 만든 각서에 색칠하는 한혜진

철길 데이트 중인 황정민과 한혜진

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철길을 걷고 있는 황정민과 한혜진



❛삼촌은 졸라 알지도 못하면서❜
황정민에게 말하고 있는 강민아

[강민아]
"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, 기억력을 높일려면 손쓰는 게 진심 좋대. 그래서 아빠가 졸라 어렵게 구해온 알바야. 할아버지 진행 속도가 더딘 거, 아빠가 졸라 노력해서 그런 거라고 대박 칭찬했는데. 삼촌은 졸라 알지도 못하면서."
[황정민]
"야!  너 말할 때 욕 좀 안하면 안 되냐?"
[강민아]
"미친, 그럼 나보고 말을 하지 말라는 거야?"


❛시간 더 지나면 나도 못 알아보겠네❜
방에서 대화 중인 황정민과 남일우

[황정민] "아버지 미안해."
[남일우] "뭐가?"
[황정민] "형이랑 싸워서."
[남일우] "흠, 진짜로 싸우면 니가 이기겠더라."
[황정민] "당연하지."
[남일우] "영일이 그놈은 좀 맞아야돼."
[황정민] "왜?"
[남일우] "나 땜에 지 신세가 그렇다잖냐. 애미 집나간 것도 내 책임. 대학 떨어진 것도 내 책임. 그래서 그렇게 이발사로 산다고."
[황정민] "덩치는 산만한 게 쪼잔해서 그래. 한 살이라도 더 잡수신 아버지가 이해해."
[남일우] "그래도 니 형 착혀. 형이랑 너무 그러지 마라. 저러고 열심히 사는 거 보면, 형한테 그러면 못써."
[황정민] "아, 왜 이랬다 저랬다 그래. 누구 편이야 아버지?"

[황정민] "아버지, 정신 깜빡깜빡 한다매?"
[남일우] "누가?"
[황정민] "에이 잘 기억 못한다며?"
[남일우] "아니야."
[황정민] "시간 더 지나면 나도 못 알아보겠네."
"...잘됐다. 내가 아버지 속 썩인 거 다 까먹을 거 아니야."

[남일우] "아니, 뭐하는거야?"
[황정민] "이렇게 좀 해봐봐."

- 아버지를 바로 눕히고 다리를 주무르는 황정민.
"다른 건 다 잊어도 내가 다리 주무르는 거, 이건 기억 꼭 해야돼. 아버지 나 분명 효도 한거다. 절대 까먹으면 안돼."
[남일우] "장가 가. 장가가라고, 그게 효도야."

- 코를 골며 금새 잠이 든 아버지.
[황정민] 눈물을 글썽이며... '드럽게 말랐네, 씨.'


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황정민

"아버지, 나 사실 장가갈 뻔했었다, 예전에. 근데 내가 다 망쳤어, 씨*. 원래 내 인생이 지랄이잖아. 저기 시장 앞에 수협 있지? 거기 다녀. 얼굴도 이쁘고 완전히 효녀야. 지 아버지 몸져누워 있을 때도 오랫동안 병수발 했었어. 그런 애한테 어떻게 내 병수발까지 하라고 그래. 그냥 돈이나 왕창 갖다주고 사라질라 그랬는데. 나 없어도, 걔 만나면 잘해줘야 돼 아버지. 걔가 아버지가 없어. 그니까 아버지가 아버지 좀 해줘. 아버지 아들이 진짜 사랑하는 여자야. 내 말 알아들어? 미안해 아버지."


오늘의 한마디

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, 치매...